트럼프 당선후 급등...모기지 4% 육박
달러도 강세...유학생, 무역업 등 울상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택구매와 재융자 신청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대선에서 예상외로 선전하며 당선된 이후 한 주 동안 미국의 국채가격이 상승하면서 장기 모기지 금리가 급상승했다.
국책 모기지 기관 프레디맥은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금리가 지난주의 3.57%에서 3.94%로 급상승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이는 한 주만에 0.37%가 상승한 것으로서 지난 2013년 6월 이후 일주일 상승폭으로는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금리는 3.97%였다. 재융자를 신청하는 주민들이 선호하는 15년 고정모기지 금리는 2.88%에서 3.14%로 0.26%가 인상됐다. 15년 고정금리는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이미 주택을 구입해 모기지 융자가 완료된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쉰 반면에 신규주택 모기지 융자를 신청중이거나, 기존주택의 재융자를 신청한 뒤 이자율 ‘락인’(Lock-In)을 기다리고 있는 주민들은 며칠만에 금리가 크게 오르자 당혹해 하는 모습이다. 융자전문가들은 재융자시 금리 차이에 대해 같은 30년 모기지라면 1% 이상의 금리가 차이가 나야 효과적이라며 이자율 인하폭이 낮으면 재융자 수수료로 지출되는 비용이 커져 오히려 손해라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부흥 공약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채권을 팔고 주식에 투자하면서 모기지 금리에 연동되는 연방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이번 모기지금리 상승 기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이후 달러 가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한인 유학생 등은 울상을 짓고 있다.
달러 지수(DXY)는 지난 17일 101.06으로 마감돼 2003년 4월 9일 이후 13년 7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달러화 강세의 원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고, 내달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데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1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 등 대대적인 재정 지출을 예고한 바 있다.
반면에 한국 원화 등 아시아권 통화는 약세를 보였다. 원화가치는 트럼프 당선일인 9일부터 계속 하락세를 기록해 지난 18일 오전 현재 1177.0원을 기록했다. 급작스런 환율변동으로 인해 한국에서 원화를 송금받는 한인 유학생등은 울상을 짓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1223.90달러까지 떨어져,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금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김중열기자 jykim@atlant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