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도 ‘식품사막’ 문제 대두, 우려 확산
180만여명 신선식품 구하기 힘든 지역 거주
미국에서 신선한 식품 구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많은 주민들에게 이것은 현실이다. 만약 충분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할 수 있는 지역에 거주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조건을 하나 갖춘 셈이다.
1990년대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식품 사막’이란 개념은 도심부 중심 시가지 등에서 식료품, 일용품 상점이 철수한 지역을 가리킨다. 식품 사막에 놓여진 주민들을 쇼핑 난민이라고 하는데 식품사막은 신선식품 공급 시스템의 붕괴라는 1차적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집중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겹쳐서 발생하는 사회 문제로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식품사막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쇼핑의 어려움에서 식사의 영양 밸런스가 편향돼 저영양 등 건강 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AP는 앨라배마주에서 180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이러한 식품사막 지대에 거주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1년서부터 2015년 초기까지 앨라배마주에서 새로 오픈한 73개의 식품점들 중에서 불과 11개 만이 연방농무부(USDA)가 지정한 앨라배마주의 ‘식품사막’ 지역에 자리잡은 것으로 알려져 앨라배마주 저소득층 주민들의 균형잡힌 영양 식생활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USDA 가 정의하는 식품 사막 지역은 슈퍼마켓을 비롯해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구할 수 있는 곳이 거주지로부터 1마일 이상 떨어져있는 저소득증 지역을 일컫는다.
일부 식품점 체인은 이러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식품사막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몽고메리에 본사를 둔 ‘컬혼 푸즈(Calhoun Foods)’로 이 업체는 올해까지 앨라배마주의 식품사막 지대에 10개의 스토어를 오픈하겠다고 6년전 공약했다. 그러나 컬혼 푸즈 측은 경영 실적 부진으로 몽고메리 매장까지폐점한 상태로 식품사막 지역의 10개 신규 매장 오픈 약속을 지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방자료에 따르면 앨라배마주에서는 센서스 관할 지역 기준으로 총 156곳이 식품사막 지역으로 분류되며 그 중 41곳이 제퍼슨카운티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퍼블릭스와 윈-딕시, 피글리 위글리, 캐시 세이버, 알디, 세이브-어-랏, 푸드 자이언트 등의 식품점들이 제퍼슨, 모빌, 몽고메리, 로운즈카운티 등의 식품사막 지대에 매장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앨라배마주의 이웃인 조지아주에서도 약 200만명이 식품 사막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그 중 4명 중 한 명에 해당하는 50만여명이 어린이들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특히 캅카운티, 사우스 풀턴과 디캡카운티 동쪽 지역의 교외 I-285 경계 내에 이러한 식품 사막 지역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 사막에 거주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구하기 어려운 신선 식품 대신 패스트푸드와 통조림 등 가공 식품으로만 식사를 해결해 비만과 이로 인한 만성 합병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심장계 질환, 뇌졸증은 조지아 주민들의 사인 약 30%에 해당하는 사인으로 식품 사막 지역 문제 해결에 대한 촉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언진기자 ejpark@atlantachosun.com
식품점에서 신선한 채소를 장보고 있는 한 주부. <자료사진>
앨라배마주에서도 180만여명의 주민들이 '식품사막' 지대에 거주하고 있다. 사진은 함께 식사중인 가족의 모습.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