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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발행일  

북한 김정은이 지난 달 30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국방장관 해당)을 처형했다는 소식은 온 세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아무리 악명 높은 폐쇄 독재국가라 할지라도 북한 내 군 서열 2위인 자를 ‘불충(不忠)’과 ‘불경(不敬)’이라는 불확실한 이유만으로 재판도 없이 체포 3일만에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처형했다는 소식에 접한 세계는 그저 아연(啞然)할 따름이었다.

이번에도 김정은은 지난번 장성택 고모부 처형 때처럼 ‘고사총(高射銃)’으로 사살할 것을 지시했다. 시체도 이 세상에 남겨놓지 말라는 처형 방식으로 김정은의 잔인무도한 본성이 나타난 것이라는 평들이다. 항공기 격추용으로 제조된 이 ‘4신(身)고사총’은 총신 하나에 60발이 장전돼 있어 4개 총신을 합하면 240발이 한꺼번에 발사되기 때문에 30m 전방에서 쏘면 시체가 완전히 분쇄되고 만다는 것이다. 이 광경을 군 고위 지도자들뿐 아이나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참관시켰다고 한다. 참관인들에게는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감지 말라고 엄명했다니 그 잔인성은 정상적인 정신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김정은은 집권 3년만에 70명을 공개처형했고, 금년들어서만 15명이나 되는 고위 공직자들을 처형했다고 한다.  김일성, 김정일 때의 피의 숙청을 월등히 넘어서는 잔인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김정은은 그를 보필하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제거함으로써 스스로의 손과 발을 끊고 있어, 진정한 충신이 없어질 뿐 아니라 일반국민들도 그의 지도력에 의심을 품게 하고 있다는 평들이다.
미국 CNN방송은 지난 13일 ‘박’이라고만 밝힌 북한 고위급 탈북자를 통해 “김정은이 3년 안에 권력을 잃을 것”이라는 주장을 소개했다.
박 씨는 “북한의 많은 고위 당국자들은 김정은이 그들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는 지도자가 되는 방법도 모르고, 정치, 경제, 문화, 외교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잔인한 측근 처형은 그 나름의 좌절과 분노의 표출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그만큼 그는 업적 쌓기에 초조해하고 있어나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증표라는 것이다. 이번의 현영철 처형만 하더라도 김정은 연설 때 잠시 졸은 것이 카메라에 포착됐다는 것은 하나의 구실에 불과하다. 그는 처형 직전 모스크바에 파견되어 김정은의 모스크바 방문에 관한 준비외교를 담당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실패하고 김정은의 모스크바 방문 자체가 갑자기 취소된 데 대해 김정은이 격분한 나머지 처형을 지시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원래 북한의 군부는 중국과의 혈맹관계를 매우 중시한다. 그러나 김정은은 최근 중국에 대해 매우 나쁜 감정을 품고, 북한군부과 중국군부를 잇는 비상통화선을 끊으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현영철이 이를 만류하고 지시에 불응하는 태세를 보인 것이 이번 처형의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설도 있다. 다시 말하면 김정은은 북한 생존을 위한 외교정책에 있어 중국 대신 러시아에 기대려는 새로운 구상을 시도했으나 중국과의 혈맹을 생명줄로 여기는 군부의 반대에 부딪쳐 실패하자 분풀이로 현영철을 처형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2012년 집권 초부터 대내, 대외의 굵직한 기본정책에서 신통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고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경제. 핵 병진정책’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인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그는 나름대로 주민들을 굶주림에서 해방시키겠다며 여러 가지 대담한 경제시책을 시도했던 것도 사실이다. 2013년 5월에는 ‘경제개발구법’을 만들어 지금까지 전국에 ‘경제개발구’를 19개나 지정했다. 원산, 금강산, 백두산지역에 국제관광지대도 설치했다. 올해 2월에는 두만강 하구에 중국, 러시아와 함께 무비자로 이용하는 ‘국경없는 국제관광구’를 만들겠다는 발표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경제 특구는 지금 파리를 날리고 있다. 이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외국투자와 외국관광객 유치가 선결문제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유엔안보리의 제재조치 때문에 외국투자는 일체 불가능한 현실이다.
그 뿐이 아니다. 김정은은 국내의 불만을 외부에 분출시킬 목적으로 공격적인 대외군사위협을 가장 중요한 일과로 삼고 있다. 김정은은 최근 SLBM 수중발사 실험을 직접 참관한데 이어 한 달만에 동해로 함대함 미사일을 발사했고, 수일 전에는 NLL 인근에서 이례적으로 야간포사격까지 실시했다. 북한은 서남전선군사령부 비상특별경고라는 것을 발표, “괴뢰 해군 함정들에 대하여 예고 없는 직접 조준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용납 못할 무력 협박을 했다. 이들은 이제는 개성공단의 북한측 근로자들을 일방적으로 철수시키겠다고까지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런 판에 누가 북한에 투자할 엄두라도 낼 수 있겠는가?

문제는 한국을 비롯한 외부세계의 대 북한 대응책이다.아직도 한국 내에는 감상적인 민족주의를 내세워 북한에 유화(宥和)의 손을 내뻗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5.24경제교류금지조치를 무조건 해제하여 북한에 푸짐한 경제원조를 제공하고, 6.15공동선언(2000년 김대중 김정일)의 정신으로 되돌아가자는 주장이다.
이들은 “왜 보수꼴통들은 북한을 자극하는 말을 해서 사태를 악화시키는지 모르겠다. 북한과 무조건 대화를 나누고 넉넉한 원조의 손을 내뻗는 길밖에 남북문제를 해결할 길은 없다”고 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런 주장은 북한의 지령에 의해 움직이는 지하조직이나 이에 놀아나는 종북세력들의 주장과 판에 박은 듯이 똑같다는 것이 문제이다.
생각해 보라. 지금의 북한 핵문제를 있게 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 김대중 노무현 시절의 햇볕정책 때문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런데 지금 핵문제와 북한문제를 해결하려면 또다시 햇볕정책으로 푸짐하게 원조를 해주는 길 뿐이라는 말로 국민을 또 속이려고 한다. 믿을 수 없이 얕은 지적수준이다.
북한은 지금 김정은의 광기(狂氣)의 고사총 처형 ‘덕분’에 스스로 붕괴하는 길을 돌진하고 있다.
대공포화로 사람을 흔적도 없이 갈기갈기 찢어 처형하는 나라가 21세기의 개명(開明)세계에서 얼마나 오래 존재할 수 있을 것인지 하늘이 알고 사람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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