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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칼럼 리트로(Retro) 마케팅

2008.06.24 00:43

편집실 조회 수:2906

신문발행일 2008-05-11 


1||||둘루스 뉴코아 쇼핑센터에 가면 70년대 분위기를 내는 냉면집이 있다. 이곳에 처음 온 사람들은 30년전에 봤던 영화포스터, 우체통, 반공 포스터 등에 과거의 추억을 더듬게 된다. 리트로 마케팅(복고 마케팅)은 과거에 선보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시 유행시키는 것으로 과거로 회귀한다는 의미로 리트로(Retro)란 단어를 쓴다. 이 냉면집은 예전에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을 재연하면서 분위기, 즉 서비스까지 복고풍을 이용했다.

세계는 지금 패션, 트랜드에서 ‘복고(Retro)’가 화두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제품, 서비스 마케팅에서도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크라이슬러가 사내의 강한 반발에도 무릅쓰고 ‘PT 크루저’란 50년대 디자인의 자동차를 출시하여 히트했으며 초창기 디자인을 재연한 오디오, 가구, 음료 등이 다시 시장에 등장했고 심지어 노트북 같은 첨단 IT제품까지도 복고풍 디자인을 채택하였다. 이렇게 복고 마케팅이 유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날에 대한 추억과 향수는 인간의 보편적 욕구이며 과거의 이미지를 현재의 흐름과 목적에 맞게 접목 시키는 것에 사람들은 심리적 안정을 얻게 된다. 경기 불황 등으로 미래가 불안할 때 사람들은 좋았던 좋지 않았던 간에 예전의 추억은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킨다.

PT 크루저, 머스탱 같은 자동차가 인기를 끈 것은 ‘베이비 부머’들의 영향력이 크다. 70년대 80년대 학창 시절, 산업 발전의 중심에 섰던 중 장년층들은 쉬지 않고 뛰어갔던 열정적이고 자유로웠던 지난 시절을 회상하게 해준 제품이나 서비스에 돈을 쓰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았다. 흐름과 목적에 맞게 접목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나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한국에서도 1970~8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산도’, ‘모나카’, ‘영양갱’, ‘건빵’ 등 추억의 과자들이 사랑 받고 있는가 하면, 인터넷 마켓플레이스 ‘옥션’에서는 7080 세대의 추억의 물품, 내복, 문풍지, 이불솜 등의 판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한다. 애틀랜타 한인 대형식품점에도 영양갱, 모나카 등은 쉽게 구할 수 있으며 한때는 라면을 끓여먹는 노란 냄비도 인기리에 팔렸던 적도 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짧은 시간 내에 적은 투자로 상품, 제품, 브랜드 인지도와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비즈니스가 사람들의 머리속에 자리잡기까지 소요되는 마케팅 비용과 시간을 소비자들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해 비용 및 시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복고 마케팅이다. 또한, 복고 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의 신뢰를 일찌감치 검증 받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신뢰감을 자연스럽게 획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아무것이나 복고 마케팅을 이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 70년대 한국의 동네 골목에서는 둥그런 뽑기 천막이 항상 자리잡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뽑기를 둘루스 H마트 앞에서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전의 향수를 ‘현대적 의미로 재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비자에게 전달만 한다면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반드시 예전에 나왔던 제품이나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포인트를 잡아 이것을 과장시켜 소비자로 하여금 예전의 향수를 회상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복고 마케팅이다. 최근에 서울의 한 고기집에서는 예전에 연탄불에다 돼지 목살을 구워 먹는 것을 재연해서 대박을 쳤다. 하지만 이 집에서는 연탄을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연탄 화덕 앞에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먹는 이미지를 재연시켰을 뿐이다. 요즘에 누가 일산화탄소를 마셔가면서 고기를 구워먹겠는가?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매장의 분위기만 복고를 따라갈 것이 아니라 최근 소비자들의 심리와 유행하는 트렌드를 읽어내고 이를 복고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의 LG생활건강의 럭키치약은 브랜드명은 전통적이고 복고적인 이름을 사용했지만, 휴대하기 편리한 용량과 깜찍한 디자인, 과일향 나는 맛으로 신세대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럭키치약이란 이름을 이용해서 30대 중반 이상의 고객과 함께 20대 이하의 고객도 함께 공략했다.

이민자들에게는 고국의 향수가 누구보다도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 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 자체가 바로 복고이기 때문이다. 70년대 이민 온 사람들에게는 80년대 이후부터 아에 기억속에 없고 80년대 이민 온 사람은 90년대부터는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같은 불경기에 고국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뭔가 특별한 가치를 더해 줄 수 있는 복고 마케팅이 효과를 발휘하기 좋은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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