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란타 조선일보

   





주필 칼럼
김상진
추천도서
최재휴
빛과 소금
박승로
생각의 숲
신윤일
믿으며 살며
심호섭
의학칼럼
김정범
CPA 코너
박영권
통통통칼럼
오흥수
경희한방의료
김덕진

신문발행일  


북한은 드디어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 ‘궁극적인 무기(Ultimate Weapon)’라고 일컬어지는 이 핵공격용 무기 발사에 성공한 북한의 지도부는 거의 ‘광희(狂喜)’하는 모양새이다. 김정은이 무기개발 팀의 한 사람을 껴안고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공개되었다. 잠수함에 의한 핵 미사일의 발사는 현재로서는 그 사전탐지(事前探知)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후의 무기’로 불리기도 한다. 지금은 북한으로서도 2000톤급 잠수함에 한 발을 탑재(搭載)할 수 있을 뿐이지만 여러 발을 탑재할 수 있는3000톤급 이상 잠수함 건조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핵 미사일은 아직 미국에게 얼마나 큰 위협이 될 것인지는 미지수이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현 상태로도 엄청난 안보 위기상황이 조성되었음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이번 SLBM은 최대 마하 10(음속의 10배)의 속도로 낙하한 것으로 알려져 기존 패트리엇 PAC-3미사일로는 요격할 수 없다. 이에 반해 사드(THAAD)는 최대 마하 14~15로 낙하하는 미사일도 막을 수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이번 SLBM 발사로 역설적으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이 커진 측면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대한민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거의 무방비에 가까운 중대한 안보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데 한 가지 기이(奇異)하고 놀라운 사실은 우리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해 거의 무반응, 굳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4일 북한 SLBM 발사 성공기사가 일제히 보도되었으나 25일에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정책조정회의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발언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국민의 당도 정식 성명이 나온 것은 없었고 박지원 원내대표가 “정부는 북한  SLBM 개발에 4~5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했는데 잘 못 보고했다”고 말하는 정도에 그쳤다. 하다못해 국방위원회를 열자는 소리도 없다. 사드가 들어온다고 하니까 그렇게나 소란을 피며 반대를 외쳐댄 사람들이 북한이 SLBM에 성공했다고 하니까 모두 입을 닫아버린다. 마치 반가운 소식이라도 생겨 모두 꿀먹은 벙어리가 됐나 싶을 정도이다. 돌이켜 보면 “한 미 FTA를 추진하는 사람들은 ‘매국노(賣國奴)’ “라고 고함지르고 야당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전기톱과 해머를 휘두르며 국회를 두들겨 부수고, 미국 쇠고기 파동 때는 모든 국민의 머리에 송송 구멍이 날 것이라며 거리에 나왔고, 사드 때는 괌에서 측정해 보니 레이더 전자파가 허용치의 0.007%여서  휴대폰보다도 적은 수치인데도 모두 ‘결사반대’라면서 삭발(削髮)투쟁에 나섰다. 딱 부러지게 말하자면 북한에 해(害)가 되거나 한 미 우호에 득(得)이 되는 일은 눈을 부릅뜨고 길거리에 뛰쳐나오지만, 북한에 이득이 되는 일에 대해서는 모두 입을 다물고 쥐 죽은 듯이 고요하다. 이런 사람들을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이번 SLBM발사를 보고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이 아주 가까운 장래에 파국을 맞이하고야 말 것이라는 확신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 SLBM 발사는 그들의 종말이 가까웠다는 것을 알리는 전주곡(前奏曲)에 불과하다. 핵과 미사일 개발에 올 인하는 북한의 국가전략이 얼마나 어리석고 시대착오적인 자살행위인가를 그들은 왜 모르는가? 그들은 핵과 미사일이 그들의 생존을 보호해주는 ‘보도(寶刀)’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핵 개발이야 말로 그들 스스로의 목에 칼을 대는 자살 코스라는 것을 이제는 깨달을 때도 되지 않았는가?
그들은 큰 착각에 빠져 있다. 그들은 중국이 1960년대에 원폭, 수폭 실험, 그리고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뒤, 중. 소 분쟁 완화, 미. 중 관계 정상화, 심지어 유엔 안보리 진출 등을 이루어낸 상황을 모범으로 삼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1960년대에는 핵 개발에 대한 국제적 제약(制約)이 없었다. 이에 반해 지금의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은 유엔안보리의 수 없는 결의에 의해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런 법규상의 문제뿐 아니라 북한의 핵 전략은 전혀 현실성이 없는 넌센스에 불과하다. 북한은 이제 ‘궁극적 핵 공격수단’인 SLBM까지 가졌으니 당연히 미국을 비롯한 다른 핵 보유국으로부터 존경과 그에 상응한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이것은 큰 오산이다. 핵폭탄은 한 발 만이라도 그것이 상대국에 떨어지면 이루 말할 수 없는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는 데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그렇더라도 그것도 정도의 문제이다. 지금 미국은 7,100개의 핵폭탄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은 260개를 갖고 있을 뿐이다. 세계에서 핵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각 핵보유국의 2차 핵보복능력 때문이다. 미국과 옛 소련은 상대방의 보복 핵공격을 막는 MD(미사일 방어)경쟁을 벌이다 소련의 붕괴를 보았다. 지금 중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극도로 기피하고 있는 것도 260개의 핵보유만으로는 미국과의 MD경쟁에서 일방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물며 북한은 10개 미만의 핵보유국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애당초 미국의 MD망을 뚫고 한 발이라도 핵폭탄을 미국 본토에 도착시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 뿐이 아니다. 북한은 앞으로 미국이나 한국과 사소한 무력적 마찰이 발생할지라도 곧 핵전쟁으로까지 바로 치닫는 위험성이 매우 높다. 어설픈 핵보유는 그만큼 국가전략의 옵션(선택가능성)을 극단적으로 좁히는 결과를 초래한다. 핵무기는 또  개발 이상으로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는 난점도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무슨 실익(實益)이 있다고 핵개발에 올 인하고 있으며 무엇이 좋다고 SLBM성공에 미친 듯이 웃고 있는가? 북한은 이같은 핵보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에서 가혹한 학정(虐政)을 자행하고 있다. 김정은 4년 집권에 벌써 최고 지도급 인사 130명을 공개 처형했다. 이런 무자비한 폭정에 못 견딘 북한 주민들이 들고일어나지 않을 리가 없다. 결국 북한은 치명적인 국가전략상의 오산으로 곧 붕괴할 수밖에 없는 지구상에서 가장 취약(脆弱)한 집단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