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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발행일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대외정책이 국내외의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가까스로 타결된 이란과의 핵협상도 아직 완결된 것은 아니지만 벌써 미국 내에서는 ‘제2의 뮌헨 치욕’이라고 혹평하는 소리마저 들린다.
1938년 영국의 체인벌린 수상등은 히틀러를 달래기 위해 뮌헨협정을 체결했으나 불과 수개월 만에 바로 2차 세계대전을 유발하고 말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이란 핵협상도 곧 중동 일대에 2차 대전 못지않은 대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직후부터 취해온 중동 철수정책은 신 고립주의의 전형이 아니고 무엇이냐는 것이다.

중동문제는 이슬람의 수니파와 시아파 간에 1300년에 걸쳐 벌어져 온 상극투쟁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미국이 지금까지의 균형자 역할을 포기하고 철수함에 따라 힘의 공백이 생겨 대 혼란이 빚어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틈에 극악무도한 이슬람국가(IS)세력이 확장하자 미국은 뒤늦게 이를 격퇴한다며 시아파인 이란을 끌어들인 것이 커다란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미국의 오랜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중심으로 한 수니파 10개국은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고, 미국의 혈맹이었던 이스라엘은 더욱 격분하고 있다.
공화당이 이란에 공식 서한을 보내 오바마의 이란과의 핵협정은 결코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통보하는 사상 유례가 없는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중동에서 철수하는 대신 아시아에서 중국을 상대로 ‘새 균형’을 잡겠다는 의도를 뚜렷이 했다. 그러나 이 또한 구시대의 냉전사상이나 패권다툼 같은 냄새를 짙게 풍겨 아시아 일대에 불필요한 긴장만 고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드세다.
특히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을 제압하는 수단으로 일본을 활용하는 정책을 쓰게 되자 아베 총리의 구시대적 일본 재기(再起)야욕과 맞물려 아시아 일대에 때아닌 전운(戰雲)마저 감돌게 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과 중국이 본의 아니게 일본을 적대시하고 나아가서는 미국과의 관계에도 금이 갈 지경으로까지 이르고 있다.

도대체 미국은 21세기의 세계가 그에게 의탁한 리더십의 참 뜻을 모르고 있지 않느냐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미국이 경제적으로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 못했고 따라서 해외에 군대를 파견하거나 막대한 전비(戰費)를 부담할 여유가 없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중국을 제압하기 위해 일본 무력을 키우는 정책은 구시대적 발상이며 바로 양호유환(養虎遺患)의 악수(惡手)가 아닐 수 없다.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안보. 외교에 관한 논쟁들을 보고 있으면 이 역시 구시대적 사고방식이 아직 그대로 판을 치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흔히 구한말(韓末)에 한국이 처했던 주변사정이 지금에도 비슷하게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 때처럼 한국은 일본, 러시아, 중국, 미국 등 강대국의 등을 교묘하게 갈아타면서 국익을 챙기는 고도의 외교솜씨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오직 자강(自彊)이야 말로 살아남을 길이라며 나라의 힘을 키우는 것 밖에 없다고 애당초 불가능한 허장성세(虛張聲勢)를 주문하기도 한다.
한국은 지금 눈앞에 닥치고 있는 여러 외교적 난문제에 대해 당혹해 하며,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침착하게 눈을 크게 뜨고 세계정세를 살펴보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그다지 찾기 어렵지가 않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첫 째로 안보. 국방문제는 한 미 동맹을 절대적인 기축으로 삼고 좌고우면(左顧右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문제가 나와 있지만 우왕좌왕할 것은 하나도 없다. 북한이 10 여개의 핵무기로 남한을 부단히 위협하고 있다.
그들이 호전적으로 한국을 적대시하고 있는 한 북한의 핵은 대한민국에게는 생사가 걸린 중대한 현실적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드 포대를 최소한 2~3 개 한국에 배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설마 괜찮겠지”하는 안이한 낙관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한 포대 당 2~3조원이 든다고 하니까 6~9조원이면 된다. 미국과 비용을 분담하는 문제가 나와 있다고 하는데 국민의 생명을 놓고 그런 계산을 할 때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아무리 경제난이라 해도 수 10조원의 복지비용을 남발하면서 국민의 생사가 걸린 일에 이만한 돈도 염출해 내지 못한다는 말인가?

혹자는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 두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우선 국민의 목숨을 살리고 난 다음에나 할 사치스러운 염려에 불과하다. 애당초 중국은 사드의 한국 배치에 간섭할 아무런 권한도 없다. 중국은 사드가 싫다면 유엔안보리의 결의에 따라 북한 핵을 제거하는데 전력을 다 하면 되는 일이다.

중국과 미국과의 세력 다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 세기의 대국 간 패권다툼과는 양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미국과 소련과의 냉전은 자칫하면 핵 열전으로 발전할 위험성도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미국과 중국은 G2의 관계라고 하지만 국력의 차이로 보나 시대의 흐름으로 보나 서로 핵으로 다툴 경우는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지금 지구상의 인구가 70억명이나 되고 곧 100억명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는데 모두 다 같이 사는 길은 오직 상호 협력의 방식뿐이다.
이제는 모든 나라가 안보나 외교면에서도 서로 공생공조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데 전념해야지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다 같이 멸망할 뿐이라는 이치를 모든 인류가 깨닫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결론적으로 한국도 이제는 외교나 안보를 보는 눈이 달라져야 한다. 구시대적 강박감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가 강대국 사이에 끼였다고 ‘아이코 큰 일 났네’하는데 너무 그럴 필요는 없다"고 한 말이나,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통해 미. 중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것은 우리 외교의 축복일 수 있다"고 말한 것은 결코 방심이나 오만이 아니고, 미래를 내다본 건전한 낙관론에 바탕을 둔 발언이라고 너그럽게 평가해 줄만 한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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