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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발행일  

 

작년부터 길게 끌어 오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문제도 이제 겨우 일단락되어 가고 있다. 아직도 많은 부분이 불투명하지만 드디어 한국 정부가 ‘정면돌파’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방침을 굳힌 것이다.
모든 것은 다음 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 미 국방 고위급 협의체 회의에서 결정되겠지만  미국이 원하는 방안 대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방향으로 귀결될 것 같다. 그러나 아직도 미해결 부분이 많은지 미국에서는 워싱턴 회의에 앞서 이 달 말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의 방한에 이어 다음 달 초에는 애슈턴 카터 신임 국방장관과 케리 국무장관이 줄줄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근래 외교사상 이 사드 문제처럼 꼬이고 수수께끼에 찬 난 문제도 드물었던 것 같다.

당초부터 한국정부가 이 문제에 관해 이른바 3NO정책(no request, no consultation, no decision:요청 받은 바 없고, 협의한 바 없고, 아무 결정도 없음)으로 철저한 ‘전략적 모호성’을 지켜 왔다는 것부터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미국 측 인사들이 사드 한국배치에 관한 발언을 자주 하고 그 내용이 자세히 보도되는 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을 보고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 한 것이 사실이다. 북한의 핵 위협이 엄연한 사실로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이에 대한 대응태세라고는 현존하는 패트리옷 미사일만으로는 태부족인 상태인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도 정부당국은 함구만 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매우 답답했던 것이다.

중국은 사드의 한국 배치 반대를 일찌감치 들고 나와 외교특사나 주한 중국대사등이 노골적으로 한국에 대해 압력을 가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당국이 고개만 숙이고 있는데 대한 국민의 불만이 컸었다. 중국의 압력의 배후에는 경제력이라는 커다란 무기가 숨어 있어 쉽사리 무시하기 어려운 일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한중 교역규모(2354억 달러)와 무역흑자(552억 달러)는 미국, 일본과의 무역량과 흑자를 합친 것보다 컸다.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이 중국시장마저 잃게 된다면 나라의 사활(死活)이 걸리는 문제가 된다.

그러나 경제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국가안보이다. 정경분리(政經分離)의 원칙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 바로 중국이다.2년 전인 2013년 12월 중국은 느닷없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하여 우리 영토인 이어도까지 포함시킨 일이 있다.
이 때 우리 정부는 중국의 처사가 국제법 위반이라며 군용기를 출격시키는 한편 즉각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하여 이어도 등을 포함시켰다. 그러자 중국은 뜻밖에도 순순히 우리 방공식별구역 확대를 수용하고 후퇴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의연한 대외정책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놀라운 것은 그 이후로 한국과 중국의 경제교류는 더욱 활발해진 사실이다.

다음으로 가장 큰 수수께끼는 사드의 용도에 관한 논쟁이다. 북한 핵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미국 측 설명이지만 이는 우도할계(牛刀割鷄:소 잡는 칼로 닭 잡기)라는 것이 중국측의 주장이다.
추궈홍(邱國洪)주한 중국대사는 한발 더 나아가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건 모기를 잡기 위해 대포를 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진짜 목표는 중국이라는 것을 비유한 말이겠지만 북한 핵을 모기에 비한 것은 지나친 과장이었다. 

북한은 핵 운반수단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대륙간 원거리용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사일의 발사각도를 높이기만 하면 탄착지점이 짧아지기 때문에 한반도 내에서 남한을 향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요격하기 위해서는 패트리옷 급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처럼 사드에 대해서는 억측과 찬반 양론이 너무나 분분하다. 그렇다면 이번 사드 사태의 진상은 과연 무엇일까? 여러가지 수수께끼의 미로(迷路)를 헤쳐나가면 대개 다음과 같은 그림이 그려진다.
미국은 지난 2008년부터 사드를 주축으로 대 장거리미사일 방어체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우선 미국 텍사스 주의 포트블리스 기지에 3개의 사드 포대를 실전 배치한 것을 필두로 2013년에는 괌의 앤더슨 기지에 1개 포대를 설치했다.
다음 단계로는 오는 2016년 까지 앨라배마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아칸소 주에 각각 1개 포대씩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문제는 사드의 해외 배치 계획이다. 우선 2016년 까지 일본 주둔 미군기지에 1개 포대, 한국 미군기지에 1개 포대, 그리고 아랍에미레이트 등 중동지역에 1개 포대를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아시아 지역, 특히 한국에 대한 사드 배치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균형정책’은 누가 보아도 중국에 대한 견제가 주목적임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이를 단적으로 구체화하는 것이 사드의 한국배치라는 것이 중국측의 해석이다.
사드는 원래는 방어용 미사일이지만 가까운 곳에서는 공격용으로도 탈바꿈할 수 있다고 중국측은 주장한다. 중국으로서는 일본은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한국에 대해서는 경제를 볼모로 삼아 사드 배치를 포기하도록 최대한도의 압력을 가해 봄직한 상대로 보였는지도 모른다.

한국 입장에서는 사드 배치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지만 중국에 대한 고려 외에도 비용문제로 고심했던 것 같다. 사드 1개 포대 당 약 2조원이 든다. 한국으로서는 주한미군 용이란 명목으로 그 비용도 미국이 전담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극도의 군비 긴축을 당하고 있는 미국정부로서는 일본에서처럼 한국도 그 부담을 일부 짊어져 주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이 문제를 은연중에 협의하기 위해 그 동안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는 억칙들이다.

중국에 대한 무마책으로는 한국의 AIIB(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가입을 미국측이 양해하는 선으로 낙착된 것 같다.
이번 사드 에피소드는 미국의 핵 전략이 핵 대 핵의 보복전략으로 부터 상대방 핵의 무용화(無用化)쪽으로 대폭 박차를 가하기로 한 데 따른 세계적 알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한국으로서는 주권과 국민의 안위가 걸린 문제에 관해서는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는 의연한 자세로 세계에 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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