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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칼럼 미국판 사상논쟁

2015.02.27 15:39

조선편집 조회 수:1748

신문발행일  

최근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판 사상논쟁’의 표적이 되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18일 백악관에서 테러대책정상회담을 주재한 자리에서 연설을 했다.
내용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였다.
그련데 오바마 대통령이 IS와 같은 극단세력들을 거론할 때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표현을 자주 했다는 것이 꼬투리가 되었다.
오마바 대통령은 이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지칭할 때 결코 이들을 “이슬람 극단주의자(Islamic extremists)’라고 부르지 않고 ‘과격한 극단주의자(violent extremists)’라고만 했다는 비난이었다.
 
어떻게 보면 꽤 황당한 트집같기도 하다.
처음에 발설한 것은 테드 크루즈(Ted Cruz)상원의원(공화:텍사스)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너무나 저자세이고 사죄형(謝罪型)이어서 듣기 거북하다는 정도였다.
그러나 여기에 전 뉴욕 시장인 루디 줄리아니(Rudy Giuliani)가 가세하자 불씨가 크게 번지기 시작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한 것이다.
한 공화당 모임에서 줄리아니 씨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외정책 전반을 비판하면서 “말하기 거북한 일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을 사랑하지 않고…당신들이나 나도 사랑하지 않는다. 그는 성장과정에서부터 우리처럼 미국을 사랑하면서 자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에서도 예외적으로 특별한 나라이다. 이같은 특별한 미국에 대한 사랑은 예를 들어 클린턴이나 카터에게서도 느낄 수 있지만 오바마에게서는 느낄 수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바로 며칠 후에 그의 발언을 후회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애국심을 한때나마 의심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는 오바마 대통령의 마음(mind)이나 심정(heart)을 알 수가 없다”고 짙은 의혹을 내비쳤다.
사실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성장과정에 대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켜 왔다.
유소년 때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이슬람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억측도 있고, 미국 대학교수 시절의 행적이나 반미목사와의 친교등에서 그의 사상 내용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그가 대통령선거 때 캠페인 구호로 “미국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내세운 자체를 보더라도 현재 있는 그대로의 미국에 대한 사랑은 느끼기 어렵지 않느냐는 것.
 
즐리아니의 발언을 계기로 오바마 공격의 봇물이 터졌다.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그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미국을 헐뜯지 않았느냐는 말도 나왔다.
“지금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문제는 미국 때문”이라고 사죄하고 다니지 않았느냐는것.
미국과 가장 가까운 이스라엘을 냉대하고, 이란과의 핵 협상에서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비판도 거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이 중동 일대의 맹주가 되는 것을 묵인할 구상이라는 비난의 소리까지 일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기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한 번이라도 미국을 사랑한다는 말을 한 일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도전했지만 그의 말이 틀렸다는 것이 곧 드러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 백회의 연설을 통해 미국이 “세계 최초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민주적, 경제적 그리고 군사적 최강대국”이라고 찬양해 왔고, 실지로 “미국을 사랑(love)한다”는 말도 수 없이 해 왔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가 국제정치 면에서 너무나 신중하고 유화적으로까지 보이는 것도 따지고 보면 미 국민의 컨센서스(consensus)에 순응하고 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아프간, 이라크 전쟁으로 10여년간 시달려 온 미 국민이 더 이상의 미국 지상군의 개입을 매우 꺼려하는 정서를 존중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이같은 미국판 사상논쟁을 보고 있노라면 각박한 가운데서도 일말의 여유를 느끼게 된다.
미국을 누가 더 많이 사랑하는가 하는 사랑싸움같기도 하다.
 
반면 한국의 사상논쟁은 어떠한가?
사랑싸움은커녕 생사 여탈이 걸린 살벌한 싸움터이다.
한국의 사상논쟁은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의 싸움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고전적인 의미의 이데올로기 싸움이 아니다.
단순한 자유민주, 진보, 또는 사회민주주의 간의 싸움으로 보는 것은 위선적인 눈가림에 불과하다.
자유, 민주체제냐 북한에의 종속이냐를 묻는 싸움이라는 것이 그 맨 얼굴이다.
예를 들어 “광화문 네거리에서 김일성 만세를 부를 수 있어야 한다(박원순)”거나 “NLL(서해 북방한계선)을 없애고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며 한국의 해군력을 이 지역에서 철수하겠다(노무현)”는 사람들과의 싸움이다.
이승만 대통령이나 박정희 대통령을 히틀러와 비견(比肩)하는 부류들과의 싸움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선거 과정에서 이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끝까지 자기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얼버무렸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지난 대통령선거 때 NLL문제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한다고 했다.
그는 노무현. 김정일 남북정상회담의 회의록이 만천하에 밝혀졌는데도 “NLL은 여러분이 보시다싶이 그대로 무사하지 않느냐”는 서투른 조크로 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있다.
 
보통사람들 눈에는 이런 사람들이 차기 대권 후보 여론 순위의 상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는 일이다.
하기야 요즘 성행되는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5~2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응답률로는 진정한 여론이 나타날 리가 없다.
불순한 여론 조작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 일각에서는 걸핏하면 정치적 사안을 여론조사로 결정하자고 우긴다.
문재인 대표는 최근 이완구 총리 후보의 국회청문을 여론조사로 결정짓자고 말도 안 되는  반 의회제도적인 제안을 했다가 만천하의 웃음꺼리가 되었다.
민주국가의 대의(代議)제도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정치적 무식을 스스로 폭로한 셈이다.
 
우리 대한민국에는 움직일 수 없는 확고한 안보의식의 뿌리가 엄연히 살아 있다.
야당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종북세력의 눈치를 보아가며 대권을 노리던 시대는 지났다.
북한의 날로 격화되는 극단적 호전성과 인권유린행위가 역설적으로 남한의 종북세력의 전멸을 재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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