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란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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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발행일  

 

우리는 지난 3주에 걸쳐 남북 ‘평화통일론’에 대해 검증해 보았다. 세상에는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평화통일론도 많지만 그 중에는 북한의 간교한 남한 덮치기 술책에서 나오는 것도 많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헌법 제4조가 가장 근본적 지표가 된다. 제4조에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평화적통일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아니 이 보다도 더 중요하게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달성하려면 현실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장벽들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것은 주로 북한 쪽의 사정 때문에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다. 북한의 현 집권세력이 지금과 같은 강권독재체제를 버리고 자발적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 바꾸는 것을 기다린다는 것은‘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함)’와 같은 비현실적인 꿈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과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 것처럼 북한의 현 체제를 그대로 인정한 채  고려연방제나 국가연합같은 형태로 남북통일을 추진하겠다고 북한과 합의한 것은 중대한 헌법파괴행위였다는 것은 여러 차례 지적한 바와 같다.

최근에 득세하고 있는 평화통일론의 밑바닥에는 대화나 경제원조 같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현 북한 집권세력을 설득하면 이들이 ‘개과천선(改過遷善)’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는 망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인센티브를 퍼부어도 김정은을 정점으로 하는 현 집권세력은 지금과 같은 강권지배체제를 버릴 수가 없다. 그들이 자유민주적체제로 이행하는 순간 이들은 북한주민들의 봉기(蜂起)로 모조리 목숨을 잃고 말 것이라는 것은 그들 스스로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요행스럽게 과도정권의 온정에 의해 일시적으로 성난 민중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국제적인 사법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그들이 저지른 6.25동란의 잔학무도한 전쟁범죄로부터 시작해서 수백만 명의 주민을 굶어죽게 하고, 지금도 수십만 명을 강제수용소에 가두고 잔학(殘虐)하게 양민을 살육하고 있는 죄상들에 이르기까지 용서 못할 인도적 범죄행위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가 단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최근에 애틀랜타에서는 70년 만에 여성사형수에 대한 사형집행이 있었다.
지센대너 여인(47)의 남편살해에 대해 본인이 회개의 눈물을 흘리고, 구명 탄원이 답지했으며 교황까지 특별 메시지를 보냈지만 미국 사법부는 사형집행을 단행했다. 그녀는 ‘나같은 죄인 살리신(Amazing Grace)’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면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처럼 인간적으로는 연민스럽겠지만 율법과 인륜의 엄함이 없이는 인간사회의 질서가 유지되지 않는다.
하물며 수백, 수천만 명의 무고한 인명을 잔악하게 앗아간 집단에 대해 ‘우리민족끼리’따위의 감상론으로 눈감고 넘어가 주자는 것이 평화통일론의 핵심이라면 그 자체가 인륜을 어기는 죄를 짓는 일이 된다.

결국 북한의 현 체제를 그대로 인정한 채 평화적 통일을 이루겠다는 것은 헌법상으로나 인륜상으로나 불가능하다는 가장 간명한 명제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현 집권세력이 죽음을 각오하고 자유민주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절대 조건이 되는 만큼 이것을 기다린다는 것은 사실은 통일을 단념하자는 것이나 거의 같은 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남북의 평화적인 통일은 모든 것에 앞서 우선 북한의 현 집권세력이 물러나고 새로운 체제가 들어서기 전 까지는 이루어질 수도 없다는 냉혹한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남는 방법은 북한의 내부에 변혁이 일어나 현 집권세력이 붕괴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남북간에 전쟁이 일어나 그 결과 남북이 통일되는 두 가지 뿐이다.
첫째로 북한의 현 체제가 붕괴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치안유지와 북한핵의 안전확보 문제이다.
만약 북한에 극심한 무정부상태가 발생할 경우 한미 양국은 북한에 군대를 진입시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헌법 제3조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을 뿐 아니라 유엔 헌장이나 인도적 견지에서 북한주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불법 핵시설들을 안전하게 확보할 의무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경우 중국도 비슷한 명분으로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넘어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중국은 미군이 중국국경 가까이 까지 진출하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내의 생각도 많이 달라져가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이라는 위험천만하고 불안정한 체제가 중국과 접경하여 온갖 불미스러운 국경마찰이 빚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의 윈시적 핵시설이 언제 폭발하여 제2, 제3의 체르노빌 참사를 일으킬지 모르기 때문에 차라리 대한민국과 접경하는 쪽이 더 낫다는 생각이 우세해 간다는 것이다.

둘째로 북한의 위정당국이 최후 발악적으로 자살적 군사도발을 일으켜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는 경우이다. 이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군비를 철저히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더욱 활성화하는 한편, 중국도 자국에 미치는 피해를 면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에 강한 압력을 가하도록 우리가 최대의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상 어느 시나리오를 보아도 통일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체 군비를 강화하면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기타 가능한 모든 나라와의 결속을 강화해 북한을 집단 압박하여 그들이 투항하거나 내부 붕괴하는 것을 기다리는 길 뿐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생각하면 21세기의 개명천지에 아직도 원시적인 혈통숭배와 수십만 집단수용소로 나라의 명맥을 유지해 가는 곳이 있다는 것이 믿기질 않는다. 이런 나라가 곧 망하지 않고 견딜 리가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그래서 통일은 ‘한밤중에 도둑같이’갑자기,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때를 위해 실력을 기르는 것 외에 다른 대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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