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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배리 본즈와 토종업체

2008.05.07 21:33

chosun 조회 수:1074

신문발행일 2007-08-03 
||||요즘 미국 스포츠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는 메이저리그 프로야구 선수인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최다 홈런기록 경신 여부다.
애틀랜타 야구팬에게 너무나 친숙한 행크 아론이 세운 통산 755개의 통산홈런은 각종 스포츠 기록 중에서도 가장 깨기 힘든 '불멸의 기록'으로 꼽혔지만 본즈는 이 기록에 1개차로 접근해 조만간 '최고의 홈런타자'에 등극할 전망이다.
야구를 국기(國技)로 여기는 미국인들인만큼 미국 전체가 축하하고 흥분할만한데 실상은 본즈의 홈런기록 경신을 인정해야 하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본즈가 야구계에서 금지된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고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란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흑인인 본즈에 대한 인종주의적 편견과 본즈 자신의 이기적인 성격까지 여러 원인이 다층적으로 얽혀있다.
실제 애틀랜타에서 뛰었고 역시 흑인인 행크 아론이 백인들의 우상인 베이브 루스의 기록을 깨려 하자 백인들로 추정되는 인종주의자들이 살해 협박편지를 보냈다. 본즈 자신도 "내가 백인이었으면 이런 대접을 받겠느냐"며 자신에 대한 푸대접을 인종차별 분위기 탓으로 해석하고 있다.

'토종'은 그래도 사랑

하지만 본즈 자신의 초(超)이기적인 성격과 안하무인식의 인간관계가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어렸을 때부터 야구에서만큼은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본즈는 미디어와 야구 관계자, 심지어 팀동료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정도로 거만한 성품을 보여 지탄을 받아왔다. 자신의 스테로이드 복용여부를 묻는 사람들에게 "당신들은 나를 질투한다"고 말할 정도로 자아만족에 빠진 인물이다.
이런 본즈지만 실제 고향이자 소속팀이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홈런 신기록 수립을 들뜬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즈의 기록 수립을 보기위해 야구장이 연일 매진 사례를 보이고 있고 주민들도 역사적인 기록이 고향팀 선수에 의해 세워진다는 사실에 흥분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태어나 자랐고 자신의 아버지와 대부(代父)가 뛰었던 고향팀에서 대를 이어 활동하고 있는 '토종 선수'에 대한 지극한 사랑인 셈이다. 다른 곳에서는 구박을 받을지 몰라도 고향에서만은 따뜻하게 대해줘야 한다는 미국인 특유의 심성이 작용한 것인지도 모른다.
얼마전 지역 금융계 인사와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최근 불고 있는 타주업체들의 진입바람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애틀랜타를 새로운 엘도라도로 알고 몰려드는 타주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토종업체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외부에서 진입한 기업들은 토종기업에 비해 자본력 측면에서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지향하는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자본력을 갖춘 기업과의 경쟁은 사실 말이 안되는 '게임'이다.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조직적인 서비스와 가격인하 경쟁을 펼친다면 토종업체들이 곤란을 겪을 것이 분명하고 실제 이런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랑받는 토종업체 돼야

토종업체가 살아남으려면 결국 지역 주민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는 토착적인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자 이 인사는 "토종이라는 이미지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면서 "저마다 전국화, 글로벌화를 외치는 상황에서 토종기업을 2류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될 때 이에서 탈피하기가 어려워진다"며 '토종의 딜레마'를 토로했다.
사실 요즘처럼 한국이나 타주에서의 인구 유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토종의 이미지만을 강조하는 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행위일 수도 있다. 특히 인구구성이 점차 지역색을 잃고 LA계, 뉴욕계 등 이전 거주 지역에 따라 모임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인사는 토종업체가 갖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해 고객에게 다가가는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역에서 오래 비즈니스를 해온 만큼 지역사회에 어떤 서비스와 정보가 필요한지 잘 알고 있으니 이를 바탕으로 고객을 모셔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건전한 자본을 끌여들여 외부 대기업에 대항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배리 본즈를 사랑하는 이유는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야구의 재미를 높여준 '고향사람'이기 때문이다. 애틀랜타 토종업체들도 지역의 자랑이 될 수 있을만큼 경쟁력을 쌓고 지역에 꼭 필요한 조직으로 사랑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토종업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생존전략을 논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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