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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발행일  


최순실게이트로 인한 국정 대혼란 사태도 대통령 탄핵소추결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됨으로써 이제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사태는 아직 캄캄한 혼미(昏迷)상태이며 명쾌한 새 질서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이미 심한 상처를 입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의 여론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은 모든 것에 앞선 대전제이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첫째로 무엇이 진정한 여론인가를 분별하는 것부터가 아주 어려운 일이다. 누구보다도 시끄럽게 소리를 낸다고해서 진정한 여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어떤 때는 소리없이 지켜보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의 절실한 바람이 대다수 의견일 때가 많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리 대다수 국민이 요망하는 사항이라 할지라도 그 것이 국가의 이익에 반대 되는 그릇된 여론이라면 국민들의 몽(蒙)을 깨우치고 국민을 올바른 길로 선도(善導)하는 것도 진정한 정치인이 해야 할 책무이다.
 
정치인들은 흔히 여론조사의 결과를 금과옥조(金科玉條)로 떠받들 때가 많다. 그런데 여론조사 기관들이 쏟아내고 있는 조사결과는 대부분 부정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왜냐 하면 지금 행해지고 있는 많은 여론조사기관의 조사방법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적으로는 여론조사 결과와 국민의 보통. 평등 비밀투표 결과는 일치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번 영국의 블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탈퇴)때나 이번 미국의 트럼프 승리에서 보듯이 여론조사는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이 지경이다.
따라서 정치계가 여론조사만 믿고 정책을 수립하거나, 그릇된 여론조사 결과가 진정한 민의(民意)의 지상(至上)명령이라고 믿고 나가다가는 오히려 민의의 큰 역풍과 반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 이토록 여론조사를 부정확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첫째로는 완전비밀이 보장되는 투표소 안에서 표를 찍을 때의 의사표시와, 전화 등으로 공개리에 자기 소견을 밝힐 때의 유권자의 심리작용은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둘째로는 지금의 여론조사기관에 의한 이른바 ‘표본조사’라는 것부터가 부정확하기 짝이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응답률’이다.
최근에 모 조사기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여부를 19세 이상 성인에게 물었다. 그 결과 응답자 1051명 중 79.5%가 ‘찬성한다’고 대답했고 ‘반대’는 14.6%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미루어 한국의 유권자 10명중 8명이 탄핵에 찬성한다는 것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응답률’이 13.0%뿐이었다는 사실이 잘 보이지 않게 가려지고 있었다. 다시 말하면 이 조사기관은 당초 8085명에게 질문을 했는데 이중 13%인 1051명만이 응답했다는 것이다.
무 응답자중에는 “귀찮아서” 답변을 회피했거나 “바빠서” 답변을 못한 사람도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무 응답자의 상당수는 “진심을 전화로 말하기 싫어서” 회피했을 가능성이 더 많다. 지난번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도 ‘여론조사상으로는 나타나지 않는 숨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많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부정적’ 무 응답자가 압도적으로 많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무 응답자들은 잠재적인 반대표로 분류해도 될 정도이다.  이번 탄핵에 관한 여러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응답률은 고작 10~20% 수준이었고, 압도적인 70~80%가 아예 응답을 거절한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옳은가? 이 처럼 불확실한 여론조사 결과를 ‘민의의 지상명령’이라며 이를 앞세워 대통령 하야를 핍박하는 것은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의 정도(正道)가 아님은 두 말 할 나위도 없다.
 
다음으로는 촛불 시위의 참가자 수를 거론하며 “이것이 진정한 민심이니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주장하는 것도 비슷한 정도로 민주주의 기본정신에 위배되는 행위이다. 150만명이 촛불 시위에 나섰다 해도 전체 유권자 약 4천만명의 4%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야 3당은 이것이 “국민들의 지상명령”이라며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다.
이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선거를 통해 대통령으로 뽑았으면 헌법 규정에 따라 5년 동안의 임기는 보장되어야 한다. 탄핵은 일시적인 권한행사의 정지에 불과함으로 국민들은 차분히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지금 야 3당은 탄핵소추가 결의된 후에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기다릴 것 없이 즉시 사임하고 총리 이하 내각도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헌법파괴 주장을 하는 저의가 무엇인가?
결국 여론조사나 촛불 시위 참여 숫자를 들먹여 소수(小數)세력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대권을 접수하겠다는 흉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절대 다수의 국민들은 이들의 선동에 결코 현혹되어서는 안 되겠다.
지금 야 3당은 황교안 권한대행도 물러가게 하고 그들이 과도내각을 이어 받을 것을 획책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의 투표에 의하지 않고 무혈(無血)로 정권을 찬탈(簒奪)하겠다는 흉계일 뿐이다.
지금 야 3당의 수뇌부에는 결코 스스로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 ‘회색(灰色)분자’들이 득실거리고 있다.
NLL(북방한계선)에서 우리 해군력을 철수하는 문제나 유엔에서의 북한인권결의 처리 때 북한의 사전승락을 묻는 반역행위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한사코 거절하는 사람도 있고, 과거 정권 때 혼자의 독단으로 북한독재자의 계좌에 4억5000만불을 입금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도 있다. 지금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지리멸렬(支離滅裂)한 가운데 이들이 국회의 주요 실세로 전면에 나서서 대권을 바로 인수하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헌법을 사수(死守)하는 것 밖에 다른 아무런 길도 남아 있지 않다. 헌법 절차에 따라 탄생한 황교안 대통령권한 체제를 굳건히 지키는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만약 박 대통령에 대한 유죄 심판이 내려지면 그 때 가서 다음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투표로 선출하면 되는 것이다. 결코 ‘거국내각’과 같은 일부 불순세력의 속임수에 넘어가 나라의 대권을 무혈로 회색세력에 갖다 바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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